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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소식

 

NEW 삼성 전자 수출 운임 과다 지급 의혹

  • 2007-11-26
  • 4890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전자로지텍에 지불하는 운임을 통상가보다 훨씬 높게 지불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불공정 거래 혐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제시한다. 과거 현대자동차가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사례와 닮았다는 것.

  

  반년 간 운임, 1조 3천억 원 과다 지급

  

  <프레시안>은 삼성전자가 지난 2005년 7월부터 같은 해 말까지 6개월간 수출한 내역을 관세청에 신고한 기록과 통관에 쓰는 수출신고필증 등을 최근 입수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가 항공편을 통해 수출한 건수는 약 13만 건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운임을 Kg당 10달러 이상으로 책정한 경우가 5만 건이 넘는다. 같은 기간, 수출내역 가운데 인도조건이 CIF(운임, 보험료 포함 인도조건), CFR(운임 포함 인도조건), CPT(운송비지급인도조건), CIP(운송비, 보험료 지급인도조건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만 추려낸 결과다.

  

  삼성전자가 2005년 하반기 동안 운임으로 지불한 비용은 약 16억 8838만 달러(약 1조 5727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수출한 물량의 총 무게는 2만 8705톤 가량이다. 따라서 운임을 Kg당 10달러로 책정했을 경우(총 운임은 2억 8705만 달러)와 비교하면, 14억 132만 달러(약 1조 3082억 원)가 넘는 차액이 발생한다.

  

  물론 'Kg당 10달러'라는 기준도 높은 편이다. 한 건설회사가 지난 1일 미국의 세계적 물류회사인 UPS에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항공 수출할 경우 운임은 Kg당 4달러(3749원)로 나타났다. 전자업계 관계자들도 "수출 운임이 Kg당 10달러를 넘는 경우는 상상하기 힘들다. 국내 회사를 이용할 경우, 최근에는 Kg당 2달러 정도로 거래했다"고 전한다.

  

  삼성전자가 적정 운임보다 과다 지급한 금액이 14억 132만 달러(약 1조 3082억 원)보다 높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날, 같은 나라, 같은 조건, 같은 상품 수출…운임은 20배 이상 차이

  

  <프레시안>이 입수한 관세청 자료를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2005년 11월 15일, 삼성전자가 관세청에 제출한 수출신고필증 가운데 두 장을 골라 비교해 보자. 같은 상품(휴대폰)을 같은 인도조건(CPT)으로 같은 나라(미국)에 수출했지만 관세청에 신고된 운임은 347 달러(Kg당)와 17 달러(Kg당)로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대체로 운임이 높다는 점 외에도 같은 조건에서의 운임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프레시안>은 최근 입수한 관세청 자료에 대한 분석을 수출입 가격 분석 전문가인 박중석 ITMI 대표에게 의뢰했다. 자료를 검토한 박 대표는 "삼성전자가 관세청에 신고한 내역이 분명하다면, 삼성전자는 부당내부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가 탈세를 위해 비용을 부풀리려 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과다 지불한 운임이 비자금으로 쓰일 가능성"

  

  실제로 삼성전자가 물류업무를 맡기는 삼성전자로지텍의 2005년도 매출은 약 8256억 원이다. 삼성전자가 반년간 지급한 운임이 약 1조 5727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다.

  

  박중석 대표는 "삼성전자가 지불한 운임과 삼성전자로지텍 매출 사이의 차액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이처럼 삼성전자 회계에 포함되지 않는 거액의 돈이 있다면, 비자금으로 쓰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 "운임에 관한 내용은 영업 기밀"…"운임 세금계산서 공개할 수 없다"

  

  한편 운임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운임 책정에 관한 내용은 영업 기밀이므로 밝힐 수 없다"면서, "운임 책정이 단지 비용만 고려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삼성전자가 지불한 운임과 삼성전자로지텍 매출 사이에 차액이 존재할 가능성, 그리고 이 금액이 비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라고만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운임에 대한 세금 계산서를 통해 실제 지급된 운임을 확인하자는 요구에 대해서도 "영업 기밀"이라며 거부했다.

  

  삼성전자로지텍은 삼성전자가 전액 출자하여 1998년 설립됐다. 삼성전자의 기존 물류조직을 기반으로 세워진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물류업무만을 대행한다.